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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 공중전화, 멀티기능 갖춰 명예회복 꿈꾼다

송고시간2015-04-0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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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부스·세이프 존 부스·전기차 충전 부스로 '진화'

공중전화의 변신은 무죄
공중전화의 변신은 무죄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5일 오전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의 한 공중전화 멀티부스. 최근 공중전화가 멀티부스와 세이프 존 부스, 전기차 충전 부스로 새롭게 거듭니면서 다시 세인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2015.4.5
vodcast@yna.co.kr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1990년대까지는 귀한 물건이었다.

사람들은 이걸 사용해보려고 시간을 아끼지 않았고, 긴 줄도 기꺼이 섰다.

용건만 간단히 말하라며 서로 얼굴을 붉히며 싸우는 일도 많았다. 영원할 것 같던 인기는 세상이 바뀌면서 식기 시작했다.

무선통신 기술의 발달로 더 날씬하고 다양한 재능까지 갖춘 것들이 하나 둘 나타나더니 설 곳이 점점 좁아졌다.

술에 취한 사람들의 화풀이 대상으로까지 전락하고 말했다. '효자'라고 떠받들던 KT에서는 언제부턴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왔다.

공중전화의 찬란한 어제와 빛바랜 오늘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휴대전화가 널리 보급되면서 공중전화는 애쓰고 찾지 않는 한 좀체 보기 어려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공중(公衆)'이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많은 사람이 쓰지 않다 보니 공중전화는 적자 사업으로 낙인찍혔다.

그나마 처리 속도가 느린 구형 휴대전화조차 언감생심인 사회적 약자의 통신 접근권 차원에서 겨우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이용률이 떨어지고 유지·관리비용도 많이 들다 보니 공중전화는 계속 감소 추세에 있다.

5일 공중전화 운영자인 KT링커스 중부본부에 따르면 현재 충북에 설치된 공중전화는 모두 2천100대.

5년 전인 2010년(2천700대)보다 22.2% 감소했다. 해마다 평균 100대 이상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최근 공중전화가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공중전화의 변신은 무죄
공중전화의 변신은 무죄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5일 오전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의 한 공중전화 멀티부스. 최근 공중전화가 멀티부스와 세이프 존 부스, 전기차 충전 부스로 새롭게 거듭니면서 다시 세인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2015.4.5
vodcast@yna.co.kr

멀티부스와 세이프 존 부스, 전기차 충전 부스로 거듭니면서 다시 세인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멀티부스는 공중전화에 은행 ATM기와 자동제세동기 등을 결합해 설치한 '공중전화 상품'이다.

사람들이 손쉽게 이용하는 ATM기와 공중전화기를 한 곳에 묶어놓은 형태다.

심장 기능이 정지되거나 호흡이 멈추었을 때 사용하는 응급 처치 기기인 자동 제세동기(AED)가 설치돼 위급한 상황에서 시민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

칙칙했던 공중전화 부스는 세련된 색상의 옷을 입었고, ATM기에 설치된 CCTV는 범죄예방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충북에 이런 멀티부스가 31곳에 설치돼 있다.

세이프 존 부스는 괴한이 쫓아왔을 때 대피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다.

부스 안에 들어가 버튼 하나만 누르면 강화유리가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LED 터치스크린 다이얼을 부착, 어린이와 노약자들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관광정보와 위치안내 기능까지 넣었다.

세이프 존 부스는 전국적으로 80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충북에는 올해 처음으로 2∼3곳에 도입된다.

최근에는 공중전화 부스에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 이 사업은 현재 서울 3개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희욱 KT링커스 중부본부 사업운영팀 팀장은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공중전화 부스를 지속적으로 보급해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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