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거리를 바꾼 노후 공중전화, 무료 와이파이가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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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6.06.23. 오후 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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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1월부터 맨하튼서 시범서비스

무료 통화에 USB 충전기능도

다운속도 6.3Mbps … 웹서핑 무난

설치운영 비용 광고수익 충당


미국 뉴욕시는 이용률이 저조한 공중전화 박스를 무료 공공 와이파이 허브 '링크 NYC'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맨해튼 브로드웨이 인근 8번가 거리에 설치된 '링크 NYC' 모습(왼쪽). 링크 NYC 측면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오른쪽)으로 인터넷 서핑과 지도 검색을 할 수 있고,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의 USB 충전, 무료 통화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뉴욕 '링크NYC 프로젝트' 주목

바쁘게 길을 걷던 관광객이 도로에 설치된 대형 스탠드에 다가선다. 스탠드 한쪽 면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을 이리저리 만지며 지도 프로그램을 실행하더니, 목적지 위치를 검색한다. 어느덧 다가온 중년 여성은 스탠드 근처에서 스마트폰으로 와이파이를 연결해 인터넷 검색에 여념이 없다.

미국 뉴욕의 공중전화 박스가 최첨단 공공 와이파이 허브로 변신 중이다. 반경 45미터 내에서는 누구나 무료로 초고속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며 공중전화는 세계적으로 '애물단지'가 된 지 오래다. 공중전화 박스의 재활용을 고심하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세계 통신업계가 뉴욕의 '링크 NYC' 프로젝트에 주목하는 이유다.

2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인근 8번가를 걷자, 도로 곳곳에 설치된 키오스크 '링크 NYC'를 만날 수 있었다.

'링크 NYC'는 노후화된 공중전화 박스를 무료 와이파이 허브로 바꾸는 사업이다. 공중전화를 그냥 철거하지 않고, 설치된 통신망을 이용해 와이파이와 인터넷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링크 NYC'는 올해 1월부터 맨해튼 3번가와 8번가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설치되기 시작했다. 현재 시범서비스 중이다.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누구나 무료 와이파이, 무료 전화통화, USB 충전, 터치스크린을 통한 인터넷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핵심은 초고속 무료 와이파이다. '링크 NYC'는 '기가 와이파이'를 표방하고 있다. 파란 바탕에 "당신의 스마트폰을 매우 빠른 무료 와이파이에 연결하세요"라는 광고 문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직접 '링크 NYC'의 와이파이에 접속해 실제로 속도를 측정하니, 내려받기 속도 6.33Mbps를 기록했다. 광고하는 '기가비트'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우리나라 3세대(G) 이동통신 평균 내려받기 속도(2015년 4.75Mbps)보다 빠른 속도였다. 웹서핑엔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링크 NYC' 운영 비용은 모두 광고 수익으로 충당한다. 이용자는 별도 요금을 낼 필요가 없고, 세금 지원도 받지도 않는다. 약 3미터 가량 높이의 스탠드에 끊임없이 광고가 돌아가는 모습이, 얼핏 단순한 디지털 사이니지(옥외광고) 같기도 하다.

뉴욕시는 2014년 퀄컴, 인터섹션, 시빅 스마트스케이프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시티브리지'와 12년 계약을 맺고 2억 달러(약 2300억원)를 이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500개, 앞으로 8년간 7500개의 '링크 NYC'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 초기 시범 단계이다 보니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현지에서 만난 교민은 "스탠드 대부분이 광고로 구성돼 있고, 태블릿 터치스크린의 크기가 작다 보니 기능을 알기 힘든 면이 있다"며 "아직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점차 활용도가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역시 공중전화 박스의 활용법을 고민 중이다. 지난 2006년 약 11만3000대였던 공중전화는 지난해 6만9000대로 38% 감소했다. KT가 공중전화를 운영하면서 나는 적자도 연간 약 500억원(2015년 기준) 수준이다. 최근에는 KT의 공중전화 운영 자회사 KT링커스가 공중전화 박스에 현금지급기(ATM)를 설치하는가 하면, 전기차 충전소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또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비상 호출버튼을 갖춘 '안심부스', 심장제세동기 등을 갖춘 '응급부스', 무인 도서관등으로 개조한 사례도 있다.

뉴욕(미국)=정윤희기자 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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